특별한 두 형제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
자극적인 콘텐츠만 난무하는 요즘 세상에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영화가 탄생했습니다.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는 무려 9점 대의 높은 평점을 자랑하며 관객들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사회의 특정 계층이 소외되거나 불만이 생길 수 있는 '장애'라는 소재를 그저 재미난 얘깃거리로만 다루지 않고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감독의 의도가 더해져 오랜만에 명작이 탄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더불어 배우들의 연기 또한 흠잡을 데가 없어서 영화가 주는 감동을 더욱 극대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것을 방증하는 듯 배우들은 황금촬영상, 백상예술대상 등 각종 영화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장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지만 우리가 평소 익히 생각하듯 그들을 도와줘야 한다거나 선의를 베풀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습니다. 장애, 비장애를 떠나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이해하고 그들의 가슴 따뜻한 우정에 먹먹한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나의 특별한 형제가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영화에서 나온 주인공의 실존 인물은 최승규 씨와 박종렬 씨라고 합니다. 최승규 씨는 실제 뇌 병변 지체장애 1급 판정을 받았고 박종렬 씨는 정신지체 1급으로 정신연령이 10세 이하였습니다. 96년 광주에 있는 천주교 장애인 봉사 시설인 작은 예수의 집에서 만나 두 사람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 영화
2살 때 척추를 크게 다쳐 전신마비가 된 강세하(신하균)는 어린 시절 친척 집을 전전하다가 책임의 집으로 오게 되었고 이곳에서 박동구(이광수)를 만나게 됩니다. 그는 머리는 비상하지만 지체 장애가 있기 때문에 동구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동구는 지적장애인으로 수영에 월등한 재능을 보입니다. 6살 때 엄마가 자신을 버리고 간 상처 때문에 보호자가 없으면 불안해하는 불안장애를 앓고 있습니다. 또한 5세 지능을 가졌기 때문에 세하 없이는 일 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둘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이지만 20여 년간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며 살아온 누구보다도 '특별한' 형제입니다. 어느 날 그들의 삶의 터전인 책임의 집을 운영하던 박주민 신부님(권해효)이 돌아가시자 모든 지원금이 끊기게 되고 서로 떨어질 위기에 처합니다. 이에 세하는 책임의 집을 지키고 동구와 함께 있기 위해 수영에 재능 있는 동구를 수영 대회에 참가시켜 상금을 탈 계획을 세웁니다. 1등 상금이 무려 1천만 원이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동구가 1등을 하면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켜서 후원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때 마침 봉사활동 점수가 필요했던 구청 수영장 아르바이트생이자 취업 준비생인 남미현(이솜)까지 수영 코치로 영입해서 동구를 대회에 출전시키는 데 성공합니다.
나의 특별한 형제 결말 및 감상평
수영 대회 출전으로 임대주택 입주권을 얻게 됐지만 기쁨도 잠시, 방송을 보고 뒤늦게 나타난 동구 엄마가 아들을 데려가겠다고 하자 세하와 소송까지 하게 됩니다. 동구는 세하와 살고 싶었지만 세하와 미현이 서로 좋아하는 줄 알고 법정에서 엄마를 택합니다. 그렇게 동구와 세하는 헤어지게 됐고 동구가 엄마와 살아가던 중 다시 수영 대회에 참가하는데 자신의 경기를 보러 와준 세하를 보고 힘을 얻은 동구는 처음으로 완주에 성공하게 됩니다. 이 모습을 본 동구의 엄마도 결국 두 사람이 떨어져 지낼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함께 지낼 수 있도록 도우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이 영화는 비장애인들이 장애인들의 고충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장애인들의 입장을 세심하게 헤아려서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두 사람의 이야기가 거부감 없이 가슴 뭉클하게 잘 전달되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력 또한 영화를 빛나게 해 주는데 한몫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특히, 배우 이광수의 재발견이라고 할 정도로 그저 웃길 줄만 아는 예능인 정도로 생각했던 이광수의 지적 장애인 연기는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