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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올빼미> 빛을 가리면 진실이 보인다.

by 기업 채용 소식통 2023. 6. 9.

올빼미 포스터

역사적 사실과 기발한 상상력의 조화

영화의 배경은 조선 인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병자호란을 겪고 청에 대한 반감이 고조된 시기에 인질로 끌려갔던 소현세자가 돌아오자, 인조는 아들인 소현세자가 청을 등에 업고 자신의 왕위를 찬탈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휩싸였습니다. 인조 자신도 반정으로 왕위에 올랐기 때문에 이러한 두려움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우려와는 달리, 소현세자는 돌아온 지 3개월이 채 못 되어서 학질로 인해 돌연 사망합니다. 소현세자가 죽은 뒤 인조는 원손이 아닌 차남 봉림대군(훗날 효종)을 후계자로 삼았고 며느리를 역적으로 몰아 사망케 합니다. 소현세자의 세 아들들도 제주도로 유배를 떠나 병사했습니다. 영화 올빼미는 이런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실은 소현세자가 지병이 악화되어 사망한 것이 아니라, 인조에 의해 독살당한 것이고 이런 사실을 맹인 침술사인 천경수(류준열)가 보게 된다는 가설을 세웁니다. 주인공 경수는 동네 침술방에서 조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는 낮보다 밤에 더 잘 보이는 주맹증을 앓고 있었고 남동생 경재를 부양하고 있습니다. 경재는 지병이 있어 계속 약을 복용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나 침술방에서 일하는 경수의 벌이로는 감당하기가 힘이 듭니다. 경수의 고민이 깊어지던 와중에 궁에서 어의 이형익이 내의원에 들어갈 의원을 선발하기 위해 그가 일하는 침술방을 찾아옵니다. 그가 환자의 병명을 정확하게 맞히자 이형익은 그를 궁에서 일할 의원으로 선발합니다. 그는 보름 후에 왕실에서 나와 동생을 돌볼 수 있기에 보름 동안 동생이 먹을 약을 구해놓고 궁으로 향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맹인이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생 경험을 통해 알고 있던 경수는 궁에서도 철저히 맹인인 척 연기하기로 합니다. 한편, 청에 볼모로 잡혀갔던 소현세자가 무사히 돌아오지만 인조는 청나라가 자신을 대신해 아들을 왕위에 세우려 한다고 여겼기 때문에 눈엣가시로만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대감을 비롯한 여러 대신들은 청과 유대관계를 가져야 한다며 소현세자의 의견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소현세자는 건강이 악화되자 침을 맞기 위해 소경인 경수를 부르는데 그 과정에서 경수가 어두울 때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이 잘 보이지 않는 경수를 위해 청나라의 신문물인 돋보기를 선물하는 자상한 면모를 보입니다. 어느 날, 소현세자의 병세가 악화되자 어의 이형익과 경수는 그의 침소로 향합니다. 침소가 밝았기 때문에 경수는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볼 수 없었으나 형익이 소현세자의 병을 고치기 위해 침술을 행하는 것을 상상했을 것입니다.

 

어둠 속에서 드러나는 진실

그러나 곧 바람에 의해 촛불이 꺼지면서 진실이 드러납니다. 경수 눈앞에 보인 장면은 독침에 의해 처참하게 죽어가고 있는 소현세자의 모습이었습니다. 경수는 당황했지만 끝까지 못 본 척 침착함을 유지해서 위기에서 벗어납니다. 양심에 가책을 느낀 경수는 한밤중 몰래 소현세자의 침소를 다시 찾아가 그의 머리에 박혀 있던 독침을 챙겨서 나가고자 했으나 또다시 이형익과 마주칠 위기에 처합니다. 경수는 간신히 도망치는 데 성공했지만 다리에 상처를 입습니다. 형익은 바닥에 떨어진 피를 보고 누군가 왔다는 것을 직감하고는 그 자가 소현세자를 죽이고 도망갔다며 그 자를 찾는 데 안달 납니다. 경수는 핵심 증거인 독침을 가지고 소현세자의 처 강빈에게 찾아가 진실을 밝혀달라고 말합니다. 강빈은 즉시 인조를 찾아가 이형익을 고발했고 그 자리엔 경수가 침을 놓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인조의 반응이 이상합니다. 이에 인조는 돌변해서 강빈의 친정에서 그에게 보낸 게장에 독을 타서 강빈의 상궁에게 강제로 먹이고 강빈과 그녀의 친척들에게 왕을 독살하려 했다는 누명을 씌워 제거합니다. 소현세자를 죽이라고 시킨 것은 바로 아버지인 인조였습니다. 강빈은 범행을 사주한 자 앞에서 범죄의 진실에 대해 명명백백히 밝혀달라고 고한 꼴이 된 것입니다. 경수는 소현세자를 지지했던 최대감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함께 작전을 짭니다. 경수는 인조가 왼손으로 쓴 소현세자의 죽음을 사주한 내용이 담긴 칙서를 가지고 있었고 이것이 인조의 친필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인조의 오른손을 침술로 마비시킵니다. 경수는 이형익이 보냈다고 하면서 인조가 왼손으로 쓴 칙서를 받아 챙겨서 최대감에게 향합니다. 임무가 끝난 경수는 집으로 돌아갈 기회가 생겼지만 소현세자의 아들인 원손이 아파서 이형익이 치료해 주러 갔다는 말을 듣고 원손과 함께 피신합니다. 날이 밝자 경수는 원손과 함께 인조를 맞닥뜨리게 됩니다. 최대감이 나타나서 안심하는 것도 잠시, 그가 인조와 결탁하여 자신을 배신한 것을 알게 됩니다. 인조가 원손을 데려가려 하자 경수는 모두가 보는 가운데 인조가 소현세자를 독살한 증거를 최대감이 가지고 있다고 외칩니다. 하지만 무력하게도 아무도 경수의 말을 믿어주지 않습니다. 결국 인조와 그의 손자 원손의 운명도 역사적 사실과 같은 결말로 마무리됩니다.